꼬맬까... 우리, 그 입을...
놀아도 놀아도 해가 지지않았다.
일곱살의 나는 골목끝에서 <지루함>이랑 사흘같은 종일을 함께 놀았다.
야자를 한참 하던 고등학교 저녁시간.
한 아이가 정적을 깨며
" 어머! 얘들아 우리기 벌써 열여섯이야!"
" 힉? 정말?"
그랬다 그 시절 우리는 우리의 나이도 잊을 만큼 열심히 공부... 하는 척하느라 실제로 우리 나이를 세지 않고 있었다. 춘향이는 그네를타며 뛰어놀던 그때를 우리는 그렇게 교실에서만 보냈다.
스무 살이 되어서 대학을 가니 <새내기>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어딜 가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아직 그 귀여움을 다 받아내지 못한 것 같은데, 해가 바뀌면서 우리는 한 살 어린 어리바리한 애들에게 <새내기>라는 기똥찬 시절을 물려줘야 했다. 우리는 준비가 돼서 올라 간 게 아니었다. 단지 걔네들이 들어오면서 밀려나게 됐을 뿐.
서른엔 잔치가 끝난다길래 그래도 한 번은 잔치를 벌일 각오를 하고 살았다. 그러나 어떠한 잔치도 내 인생엔 없었다.
부처님은 서른 세살에 열반에 올랐고 예수님도 서른 세살에 유명을 달리했다. 나는 나도 서른 세살에는 이 세상에 있지 않으리라고 잠정적으로 정했었다. 그러나 닥치고 보니 열반에 오르지도 그렇다고 승천할 기미도 보이지 않자 조용히 구구루 숨어 살았다.
느닷없이 종교에 삘을 받던 어느 날, 하나님께 호기롭게 마흔이 되면 서울이 아닌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곳에가 가가호호 방문하여 전도를 다니겠다고 약속 기도를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마흔이 되자 그 약속이 자꾸 내 발을 걸어서 교회에만 가면 지키지 못한 그것이 자꾸 채권자처럼 따라다녔다. 갚으라고... 그즈음부터 교회를 나가지 않았다.
마흔이 되면 쪽팔림도 없어지는 줄 알았지...
예순살까지만 살자고 생각했었다. 그 이후엔 골골거리는 몸뚱이를 이고 다닐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예순이 채 십년도 남지 않은 지금, 예순살까지는 골골거리지 않을 자신이 생겨버렸다. 슬그머니 이것도 그전의 모든 나와의 약속들처럼 기억 밑 아무도 모르는 공간에 사장시켜버릴 계획을 벌써부터 세우고 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