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땀 한땀

천하의 바보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 봐야 아는...

by 조용해

그래, 빨리 가버려

라고 나는 말하고 있었다.


그가 떠나려고 부스럭거릴 때

나는 불안함에 왔다 갔다 거리고 있었다.


그걸 듣고 부스럭거렸다 말았다를 반복하는 그를 보자,

죽여버리고 싶었다.


가버리는 것으로 끝을 내려고 했는데

죽여버리는 게 났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어떻게 죽여버릴까를 고민하다가

내가 죽어서 그를 속상하게 해서 죽여버리는 방법을 택했다.


나의 선택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에게 가버리라고 소리친 그때부터? 그를 차라리 죽여버리자고 다짐한 때부터?


바보...되도 않게 나를 죽여 그를 속상하게 하리라는

터무니없는 방법을 생각해 낸 그때부터였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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