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아이

이칸희라는 배우를 알다!

by 조용해

짐승도 지 새끼는 돌보거늘 사람이… 싶은 뉴스들을 종종 본다. 이런 주제는 영화로 보는 것도 참담하다.

일본영화 <아무도 모른다>와 <울지 않는 아이>가 그렇다.


아이에게는 엄마가 전부이고 세상이고 우주인데. 자기 하나 믿고 세상에 나온 아이를 방치하는 일 같은 건 애초에 벌어지면 안 되는 거다.


무기력한 할머니였던 그녀가 변하기 시작한 건 굶어죽기 일보직전의 손녀를 빈집에서 구해내면서부터였다.


다 자기 맘 같은 줄 알고 ‘설마 지새끼인데 기본은 하겠지’하며 위태로운 며느리에게 돈을 부쳐 줘 가면서까지 애를 맡겼다. 그러나 이럴 줄은… 짐승의 소리를 내며 발을 동동 구르며 울부짖는 그녀의 연기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을 날것으로 전달한다..


이 배우, 가끔 엄마친구 2 정도의 비중 없는 세련된 아줌마역할로 자주 봤던 얼굴이다. 이 씬 이후 숨죽이며 그녀의 손동작 하나 숨소리 하나에도 집중이 되기 시작했다.


할머니가 오직 손녀를 살릴 생각 하나로 괴력을 발휘하며 홀로 시체를 옮기는 씬은 어떤 스릴러의 한 장면보다 현실적이게 기괴했으며 손녀의 어미와 함께 동굴로 들어가 둘이 함께 마지막을 맞이하는 장면 또한 너무 훌륭했다. 손녀를 지켜내기 위해선 그 방법밖에 없었다. 그 표정… 그 결연하고 처연했던 눈빛. 훌륭하다. 지금까지 봐왔던 어떤 배우도 이런 눈빛을 보여준 적 없다. 많은 여운이 남는다.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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