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이다롱이 만만세 10부

by 김준한

아롱이다롱이 만만세 10부



“아롱아 이리 와 봐”


“또 왜 그래?”


“저기 싱크대 위에 말이다.”


“어디 난 키가 작아서 안 보이는데.”


“아 그렇지 안 됐구나! 아롱아 이 오빠보다 키가 작아서.”


“지금 나 놀리는 거야?”


“아니 그럴 리가 있겠어? 놀리는 게 아니라 약 올리는 거지.”


“그런데 거기 뭐가 있단 거야?”


“응 아까 아빠가 먹다 남은 족발.”


아빠는 오늘도 한 손에는 우리 간식과 또 한 손에는 아빠 간식을 들고 오셨어요. 바람도 덤으로 사 오셨는지 봉지를 열 때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어요. 아빠는 어김없이 술을 마시며 하얀 종이 위에 무언가를 끄적였어요.



“아하 아까 아빠가 먹다 남은 거가 있구나? 그런데 그걸 어떻게 먹어?”


“생각해야지.”


저는 아빠의 말을 알아듣는 똑똑한 오빠가 부러웠어요. 아빠가 무언가를 말하면 손을 내밀고 아빠가 또 무언가를 말하면 다롱 오빠는 머뭇거리지도 않고 배를 바닥에 깔았어요. 아빠가 또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어떤 말을 바닥에 내려놓으면 다롱 오빠는 배를 하늘로 보이게 등을 바닥에 깔았어요. 그럴 때마다 아빠는 다롱 오빠에게 간식을 하나씩 더 주었어요. 다롱 오빠가 부러웠지만 저는 아빠가 원하는 걸 도저히 알아듣지 못했어요. 그래도 다롱 오빠 옆에 꼽사리 끼여서 꼬리가 부러지라고 흔들면 아빠가 제게도 간식을 주었어요. 그럴 때마다 다롱 오빠는 아니 일은 내가 다하고 보상은 니도 받냐 하며 제게 신경질을 냈죠.


“아롱아 생각났다.”


“어떻게?”


“아롱아 여기 엎드려봐.”


“헉!”


“오빠가 네 등을 밟고 올라가서 입으로 확 낚아챌게.”


“헐! 오빠가 내 등에 올라타면 내 등뼈는? 안 그래도 아빠가 너무 세게 보듬는 바람에 내 갈비뼈도 불안한걸.”


“아냐 살살 밟을게.”


“어째 기분이 좀 그렇네! 오빠. 아빠는 안 깨어나겠지?”


“아빠야 늘 저렇게 엄청나게 마시고 자면 새벽에 일어나잖아.”


“그렇지 아롱이 네가 아빠 얼굴 혀로 핥아도 세상모르고 자는 아빠였지.”


“그런데 너는 왜 그리 아빠 입술을 핥냐?”


“냄새도 좋고 핥을수록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져.”


“알았어, 여기 엎드려 봐.”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좀 더 다리에 힘을 주고 허리를 올려봐.”


“조금만 더 조금만. 아휴”


“도저히 못 견디겠어. 오빠 너무 무거워.”


“어휴 좀 모자라네.”


“안 되겠다 아롱아 옆에 저거 밥상 이리로 밀자.”


“저걸 어떻게.”


“다행히 아빠가 밥상 접어서 안 세워 두었네.”


“오 됐다.”


“앗! 아빠 안 깼지.”


다롱오빠가 미쳐 족발 접시를 입에 물지 못해 바닥에 떨어트렸지만 큰 소리는 나지 않았어요.


“응.”


“난 이 왕 뼈다귀 넌 이 조그만 거나 먹어라. 넌 이빨도 약하잖아.”


“응 오빠.”


“아 맛있다. 아빠는 왜 이 맛난 걸 혼자만 드실까. 짜증 나 죽겠어. 내가 밥상 옆에서 애처로운 눈빛을 그리 발산하고 있어도 말이야. 처음엔 잘도 주더구먼. 눈에 쥐 나는 줄 알았다니깐. 먹고살기 참 힘들어져 아무래도 작전을 바꿔야겠어.”


“오빠 바보야? 난 꼬리 막 부러지도록 흔들면 주던데.”


“그건 너무 비굴하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오빠는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저는 아빠에게 애교를 다 부려도 모자란 것 같은데 다롱 오빠는 가끔 아빠에게 으르렁거리기도 했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이미 저보다 서열도 위고 밖에 나가면 자기보다 엄청나게 큰 강아지 앞에서도 으르렁거렸어요. 그때마다 아빠가 다롱 오빠의 목줄을 확 잡아당겨도 오빠는 당최 포기하지 않았어요. 아무리 봐도 그렇게 덤비다가 다롱 오빠가 한 잎에 물릴 것 같은데도 왜 그리 자신만만한지 모르겠어요.



“오빠 그런데 왜 아빠는 술만 마시면 우는 걸까?”


“바보냐 너? 마셨으니 그게 눈으로 나오는 거지.”


“그래 그런데 왜 아빠가 컵에 따를 때는 분명 쓴 향이 나는데 아빠 눈에서 나오는 건 다른 맛일까?”


“와 니 진짜 그것도 모르나?”


“그건 말이다.”


“알아?”


“그러니까 그건 말이다.”


“뭔데?”


“아빠 가슴속이 짜니깐 그런 거야. 그래서 쓴 것이 가슴으로 들어가 짠맛으로 변해서 눈으로 나오는 거지. 우리가 먹은 것도 똥으로 변해 나오잖아. 고약한 냄새로 변해서 말이다.”


“아항! 우리가 먹은 것도 똥으로 변해 항문으로 나오듯이 아빠가 먹은 술도 그렇게 변해서 눈으로 나오는 거구나. 와 오빠 천재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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