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김준한
명당이라고 쓰인 복권방 앞
발 동동 구르며 이어진 긴 줄
망상과 희망의 간격은 얼마나 될까?
누군가 이룬 망상은 희망이 되고
이루지 못한 희망은 그저 망상인 걸까?
수많은 정자와 달리기에서
일등 한 축복을 누리면서도
복권당첨을 바라는 것은 과욕이다 싶어
발길 돌린다
모퉁이 돌아 나오자 보이는 장례식장
반백 년을 산 것도 이리 고달픈데
천년을 살라하면 아이고야!
함박눈 같은 이를 드러낸 아저씨가
소수점 저 아래서 하던 말
이렇게,
사다 보면 내 차례가 오겠지
이렇게,
하루하루 살다 보면
확률 백 프로 내 차례가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