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내게 개평 한 푼 주지 않았다

by 김준한

이별은 내게 개평 한 푼 주지 않았다

김준한


둘러앉아 웃고 울던 사람들

빈 털털이 몸으로 일어날 때마다

기억 속에 기록된 이름 하나 둘 지워졌다


네게 투자한 불면의 밤들이 아까워 카드를 덥지 못해

또 하루치 콜을 따며 따라갔지

누구는 알 수없기에 헛된 희망 품지 않고 카드를 덮었지만

뒷면에 가려진 내일을 알 수 있었다면 포기는 얼마나 쉬웠을까


이젠 새로운 만남보다 두려워진 내일

한 시절을 올인했어도 끝내 히든에서 끝난 인연

하지만 나에겐 아직 청춘이란 판돈이 남아 있었다는 걸


한판 노름 인생, 결국 너나 나나 일어나야 하기에 기뻐할 것도 슬퍼할 것도 없다는 걸


가진 게 없었기에 잃을 것도 없었던 나는

다시 기다림의 카드를 받아 들었다

절박함은 누군가 치는 하프에 침이 마르고,

절망은 네가 치는 풀레이스에 더욱 짙어졌지


아 목숨과 바꾼 내 시어들이여, 사랑이여

설사 메이드가 된다 해도 그 또한 찰나일 뿐

언젠간 나도 이 자리를 뜰 것이다


논쟁하고 욕심냈던 나날 부끄러워하면서

하지만 그게 인생이었다고 합리화하면서

그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감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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