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다귀 해장국을 먹으며/김준한
제일 맛있는 살은 이빨도 손톱도 닿지 않는 뼈 깊숙한 곳에 있다
젓가락으로 발라내는 일은 번거롭고 힘들다
뼈대뿐인 초고에 은유의 밀도를 채우는 것처럼
손에 양념 묻고 상의에 국물 튈까 겉만 먹고 버리는 사람들
발라먹는 맛을 모르니 뼛속 깊이 스민 사유를 쓰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겉만 발라놓은 살처럼 누구나 떠드는 입바른 소리며 누구나 느끼는 진부한 감정들,
교과서 어디에나 있는 아포리즘은 시가 되지 못한 소음이란 걸
오늘도 가슴 저린 문장 몇 줄 맛보지 못한 사람들은 서로의 귀만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