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by 김준한

선풍기/김준한


허공의 결을 벗기면 그 속에도 달콤했던 추억이 도드라질까

발 디딜 수 없는 세월 속에 껍질 벗긴 사과처럼 잡힐 것 같은 순간 있을까 허공 깊이 판다


신기하지 어디에도 닿지 않는데 마찰의 아픔은 선명해지고 끝내 뭉툭해지는 기억의 날

아무리 뒤척여도 만질 수 없는 순간 가슴에 닿는 건 바람 같은 씁쓸함


허하고 추울수록 두꺼워진 세월의 껍질 벗겨 따뜻한 알맹이를 찾기 위해

강 버튼을 누르는 내 사유의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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