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이유/김준한
어느 날 입춘처럼 들이닥친 아롱이와 다롱이를 보듬고 웃으면 내 응달진 세월의 귀퉁이에 쌓였던 차가운 기억들이 녹아내렸다
집에 들어서면 허공에 얽힌 정적을 지우느라 바쁜 녀석들의 꼬리가 부러질까 불안했지만 한 수저 삼키며 또다시 한 움큼 줄어든 밥그릇을 확인하듯 가슴속에는 줄어든 수명의 비애가 쌓여갔다
내 행복은 여름을 향해 더욱 뜨겁게 그리고 밝게 빛났다
그래서 평생 따라다니는 이 절망의 그림자가 짙어진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