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이 믿음을 이끈다

-기후변화 대응-

by 창조적소수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점점 더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이지만, 그 범위가 워낙 광범위하고 추상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감하거나 실질적으로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나 역시 개인적인 실천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곤 했지만, 작은 행동 하나를 거대한 변화로 연결짓는 데 한계를 느낀 적이 많다. 때로는 나의 작은 실천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고, 이러한 고민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무력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저런 고민이 들던 때에 신경과학자이자 기후변화 전문가인 크리스 드 마이어는 최근 TED 강연을 접하게 되었다. 그는 이 강연에서 기존의 접근법을 뒤집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는데, “행동이 믿음을 이끈다(Actions Drive Beliefs)”는 신경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행동 중심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강조했다.


기존의 전통적인 기후변화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다음과 같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정보 제공

-교육을 통한 의식 고취

-공포를 조성하거나 희망을 강조하는 메시지 전달


드 마이어는 이러한 방식이 사회적 행동 변화를 이끄는 데 한계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공포를 조성하는 접근법은 일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 무력감이나 부정적 반응을 초래하며 심지어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의 주장에 깊이 공감한다. 최근에는 공포를 조성하는 환경교육이 점차 지양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접근법이 인식을 개선시켜 행동을 유도하려는 방식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행동이 믿음을 강화한다


드 마이어는 사람들이 특정 문제에 깊이 관여하게 되는 과정은 강한 신념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한다. 행동은 자기 설득(Self-Persuasion)을 통해 신념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며, 이는 신경과학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사람이 결정을 내린 직후 뇌에서 강한 활동이 발생하면서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하고 확신을 가지게 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드 마이어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효과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세 가지 전략을 제안했다.


첫 번째, 판단을 내려놓기

-상대방도 자신과 같은 자기 설득 과정을 거쳤음을 인정하고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함을 의미한다.

둘째, ‘진저 더 독 효과(Ginger the Dog Effect)’ 관리하기

-동일한 단어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개념에 대한 이해 차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후 행동”이라는 용어가 개인 실천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정치적 운동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설득 대신 환경 조성하기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드 마이어는 하나의 작은 행동이 또 다른 행동으로 이어지고, 점차 확산되면서 사회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학교, 지역사회, 언론, 투자,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이러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고, 이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 동안 기존의 전통적 접근법에 치우쳐 환경 교육을 해왔던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정보만 전달하려거나 공포를 조성하는 환경교육을 하지는 않았지만 인식개선을 먼저 해야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사고를 전환하는 한편 실질적인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통찰을 바탕으로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 기후변화 대응 활동에 나서야겠다. 어떻게 하면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지 더욱 고민해보고 알아봐야겠다.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나부터 그 역할을 해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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