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

-투발루를 꼭 기억할게요-

by 창조적소수

이재형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건 ‘기후피디’ 북토크를 통해서였다. 당시 나는 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환경 강의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막막한 마음에 작가님께 인스타그램 DM으로 자료를 요청드렸다. 바쁜 일정 중에도 흔쾌히 강의자료를 보내주신 작가님의 친절함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얼마 후, 기후피디에서 인연을 맺은 그리너리 공방님이 김포에서 북토크를 주최해주신 덕분에 작가님을 직접 뵐 수 있었고, 그때부터 진정한 팬이 되었다. 이후에 작가님의 두 번째 책 ‘절대 지켜 1.5도’ 가 출간되어 서평을 했고 줌으로 북토크를 했다. 그 해 겨울에는 작가님께서 김포에 강의를 하러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휴가를 내어 강의를 들었다. 강의 후에는 함께 식사하며 작가님과의 소중한 인연에 감사한 마음을 나누며 투발루에 대한 아주 평이한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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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투발루라는, 이름조차 낯선 섬나라를 직접 다녀오셨다. 그리고 마침내 세 번째 책을 출간하셨다. 내가 꾸준하게 활동중인 환경 커뮤니티인 ‘기후피디’를 통해 서평단에 신청했고, 며칠 뒤 선물 같은 책이 도착했다. 도서 리뷰를 쓰는 시간이 좋은 이유는 책을 더 자주 들여다보며 작가님과, 그리고 책 속의 세계와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이기 때문에 의미를 더 부여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수술을 받고 한동안 가라앉아 지냈던 터라, 오랜만에 무언가를 깊이 들여다보고 곱씹는 시간이 그리웠던 것 같다. 이번 서평의 전제조건 중 하나가 북토크에 참여하는 것이었는데, 나에겐 이보다 더 행복한 조건이 없었으니, 그만큼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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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발루는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나라다.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 전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책을 펼쳤지만, 막상 책 속의 투발루는 무겁기보다는 오히려 생생하고 흥미로웠다. 투발루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던 나로서는, 책 한 장 한 장이 마치 여행을 떠나는 듯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단순히 ‘기후위기에 처한 나라’가 아니라, 그곳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삶을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작가님의 해박한 지식과 따뜻한 시선 덕분에, 영화 ‘모아나’나 남태평양의 타투 문화 등 다양한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다. 투발루에서 겪은 에피소드,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뜻밖의 인연들이 유쾌하게 펼쳐져 읽는 내내 미소를 짓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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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놀라웠던 것은 투발루 사람들의 신앙심이었는데, 투발루는 기독교 국가로,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가 사라질 위기에도 하나님이 지켜주실 거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종교의 힘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위기에 대비하기보다는 오히려 여유롭게,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정작 탄소배출은 거의 하지 않은 나라가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가 된다는 아이러니 속에서, 투발루 사람들은 담담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이 무거웠던 순간은, 투발루가 겪는 위기가 사실상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깨달음이었다. 탄소배출을 가장 많이 한 나라들은 오히려 더 많은 걱정을 하고 있지만, 정작 피해는 거의 배출하지 않은 투발루와 같은 나라에 집중된다. 이 불공평한 현실 앞에서, 나는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꼈다.

하지만 책은 단순히 슬픔이나 분노에 머물지 않는다. 투발루의 아름다운 바다와 노을, 그곳 사람들의 유쾌한 에피소드와 따뜻한 인연들이 책 곳곳에 담겨 있다. 사진으로 만나는 투발루의 풍경은 내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세계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곳에 함께 있는 듯한 해방감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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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작가님의 글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문제를 투발루라는 작은 섬나라의 시선에서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소중한 가치와 삶의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투발루의 위기는 곧 우리의 위기이기도 하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묻고 또 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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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이 모든 과정이 내게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곧 있을 북토크가 기대되는 건 물론이다. 특별히 인상 깊었던 문장과 사진들을 따로 표시해두며,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들도 메모했다. 몰랐을 때는 질문하는 게 어렵지만, 알고 나면 질문거리가 많이 생겨난다.


‘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는 내게 많은 것을 남겨준 책이다. 그리고 그 여운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머물 것 같다.


이 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길, 그리고 투발루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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