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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Heath May 21. 2024

240521' [.]적응

땅내를 맡다

오늘 산책은 엄마와 깜순이 함께했다. 곧잘 걷는 검은 개아지. 이때를 맞춰 피어나는 꽃들이 가득했다. 이식된 수국을 보고 엄마는 말했다.
"오늘로 사흘 째니까 땅내를 맡았을 거야."
나는 물었다.
"땅내를 맡는다는 게 적응한다는 뜻이야?"
"응."
엄마는 대답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데 몇 번은 거듭 마음먹어야 하는 나. 희한하게도 내던져지면 금세 적응한다. 생존본능이라 해야 할지, 비효율적인 소모라고 해야 할지. 지금 하는 일도 영 새 거였지만, 어찌저찌 해내고 있는 내가 있는걸. 별로 즐겁지 않은 요즘이다. 그래서 다른 뭔갈 해보려고 버둥대고 있다. 그렇다. 땅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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