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맛이 더 진하게 느껴지면 그건 밀크티 몇 번 시도해 봐도 그 맛을 잘 모르겠어 엄마가 생일밥 남기면 밥 빌어먹고 산댔는데 어쩌면 날씨가 기분을 만드는 걸지도 몰라 나는 동굴 속에 있어 그런데 바깥은 맑잖아 화창한 만큼 초라해진다니까 소풍 갈 때마다 비가 오는 사람도 있대 견딜 수 없을 만큼 햇빛이 쨍한 날에는 노을이 예뻐 해 질 녘 조차 만나지 못한다면 밤을 맞이하자 하루 종일 강렬했던 햇빛이 사라진 자리에는 가볍고 낯선 바람이 불어 우리의 밤은 어떤 낮보다 아름답다고 그리 믿어볼까 어쩌면 기분이 날씨를 만드는 걸지도 음, 마시기엔 식어버린 밀크티가 더 상냥할지도 몰라 지난 해 질 녘을 네게 보여줄게 그리고 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