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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Heath Jun 12. 2024

240609' [.]흔적

어깨를 조금 더 움츠렸다

바다였던 곳에서 마른오징어를 씹는다
낮아진 수위를 꼭 멀어졌다고 느끼는,
어쩌면 이곳의 풍경이 아니라고 믿는 감각
뱃사람이 땅멀미를 달고 사는 일처럼
끊임없이 생기는 물음표 그 끝에는 조개무지가 있었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은 이미 상상 밖의 일
그저 남아있는 흔적을 따라
걷는다
태초를 잊고 죄를 거듭하면서
굴레나 운명에 대해 생각하면서

흉터처럼 새겨지기도 하고
타투처럼 스스로 새기기도 하는
흔적 앞에서 어깨를 조금 더 움츠렸다
과거와 미래의 틈으로 간신히 빛 한 줄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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