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내가 괜찮으면 다 괜찮아 보여. B: 그래서 너는 내가 괜찮아 보이니? A: 꽤 그럴듯해. B: 그런데 난 영 괜찮지 않은 걸. A: 일이 힘드니, 사람이 힘드니? B: 시간이 힘들다. 어릴 때 쉽게 사 먹던 오징어가 이젠 다섯 배나 귀해졌는데, 나는 다섯 배는커녕 두 배는 귀해졌는가 몰라. A: 그래도 오늘 술, 맛있잖아. 그럼 된 거지 뭐. B: 세상이 씁쓸하단 뜻이네. A: 모르겠고 일단 한 잔해. 아, 나 내년에 결혼해. B: 누구랑? A: 누구든. B: 너도 별로 안 괜찮구나. A: 축가나 준비해라. 사장님! B: 라면 하나 주세요. A: 어떻게 알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