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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그늘

덩굴에게 곁을 내어준 나무의 몫

by DHeath

오랜 나무에 초록이 무성하다
가지는 곧게 뻗어 하늘로 향하다 말고
어깨를 내어준 흔적
나무를 따라 오르지 못할 곳까지 오른 줄기는 다시 떨어진다
목도하는 어둠
초록 커튼 아래에는 빛이 틈입하지 못한다
그것이 처량해 보이다가 새삼 아늑해 보이는 이유
덩굴에게 곁을 내어준 나무의 몫이다
불쾌한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꽤 다정한 생각
시답잖은 낙천이 아직 여름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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