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길, 가보지 못 한/않은
처럼 많은 수많은 집
사람들의 표정만큼이나 다양한 미로 같다
벽 앞에 멈춰 설 때마다 자주 슬퍼졌다
보이지 않는 벽이 가득한 세계에는
시계만 째깍째깍
올라갈 수 없어
아래로 내려간 곳에는 12시에 반짝이는 존재들이 출몰한다는 카페가 있었다
오늘의 커피와 크레이프 케이크
결대로 벗겨 먹는 거라던데 나는 세로로 포크질을 해댔다
때아닌 오후 네 시에 북엇국을 사 먹고 벽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다시
이자카야에서 양 갈비를 먹고, 호두 정과에 위스키를 마시는 일 따위의 처음들
밤을 보냈다, 지칠 줄도 모르고
여전히 나는 길을 잃었고
세계엔 모르는 얼굴이 가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