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41020' [.]시선

beautified

by DHeath

세 번 환승하는 동안 마음이 요란해졌어
당신 아니었으면 절대 보지 못했을 세계
가고 있으면서도 길 잃은 기분이 들었어
긴 여행의 일정 마지막 역시 새로움이네

낯설지만 익숙한 기분이 들었던 건 모두
사는 동네가 지닌 무드가 비슷해서일까
역 앞에서 갈아탄 버스, 창틈으로 보이는
제법 가을다워진 날씨, 눈부신 오후의 빛

조용한 골목에서 시선을 자주 빼앗겨도
당신이 있는 곳으로 기쁘게 가쁘게 갔다
지쳤다고 생각했던 걸음은 가뿐하게도
무얼하고 있는 모습 앞에 나를 이끌었어

시, 선

꽃, 커피, 음악, 풍선초, 산책과 목소리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 틈바구니를
꺼내어 보이고, 웃고 떠들며 오후를 지나
밤을 걷네 추워도 추운 줄 모르고, 못내
아쉽게 헤어지더라도 그렇게 우리는



또다시 혼자가 되어야 했었지만 그게
여행인지 방황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찬란하고 즐겁고 처절하게 밤을 닫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