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은 배를 기다리던 바닷가 사람들이 가장 먼저 알아챘을 겁니다. 퇴근하는 길에 본 배의 일부분은 꼭 성을 닮아있었습니다. 장어가 지키고 있는 성에는 오징어 공주가 갇혀 있고, 자그마한 성게가 그를 구하러 가는 서사는 조금 뻔할 지도요. 야근을 모르던 내가 야근에 익숙해졌다는 사실이 동화 같기도 하고, 이런 생활에 동화되어 5시간만 자고 생존할 수 있는 몸도 신기하고 그렇습니다. 못다 한 인사를 늦게나마 건넸고, 조금 귀찮은 하루가 지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