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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29' [.]어른

어른의 기분

by DHeath


어른이 되었다, 고 선언할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 어른이 된 것 같다고 생각했던 최초의 순간은 세수할 때 비누칠을 하고 눈을 떴을 때였다. 홧김에 아버지 면도기까지 손에 들어 피를 본 건 문제였지만. 그다음은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배부를 때까지 먹고, 지갑에서 현금을 꺼낼 때였던가. 그다음은 식당에서 당당하게 술을 시켰던 때던 것 같다. 철들기 싫다고 말하는 내가 어른의 순간, 그 짜릿함을 즐거워하는 것도 어쩌면 여전히 내 안에 살아있는 동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설을 앞두고 둘째 고모네가 놀러 오셔서 향어회를 먹고 멧돼지를 잡는 화투놀이를 함께 했다. 예전엔 기웃거리면 저리 가서 놀라던 어른들이 함께 하자고 말씀하셨고 내 돈을 따고 기뻐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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