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없이
자동으로 바뀌는 컴퓨터 배경화면
두 번 정도는 가봤던 곳의 풍경이 나오기도 했다
포장도로든 오프로드든
길이 있다는 건
누군가가 어딘가로
떠나지 않으면 미쳐 살 수 없는 유목민No-mad처럼 세계는 분주하다
조리 예를 따르지 않고 감을 믿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일까
계란을 넣거나 후추를 뿌리는
그대로일 것을 그대로 두지 않는 기교는
별을 따라 걸음을 옮기던 과거에서부터 비롯됐을까
시간의 방향은 아래로부터 위로
근원부터 반항적인 사람들이 탑을 쌓는다
내진설계나 디자인은 차치하고
닿지 않을 높이를 향해
부지런히 고양되는 눈높이
휘청거리다가 바로 서는 피사의 사탑처럼
그러나 언젠가
바벨탑에 깔려 사라진 언어처럼
국물 속에 흩어진 흰쌀밥은
가장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