꼿꼿이
꼿꼿이 서 있었습니다
바다는 아무렇지 않게 높낮이를 바꿔도
울컥 솟아오른 것들을 게워냈지만
밀고 당기는 가운데에서 양손을 붙잡고
가만히 가만히 멈춰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정지해 본 적 없다는 사실이 스스로를 괴롭혔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어쩔 수 없이 굴어도
부유하지만 방황할 수 없어서
그저 제 몫을 다했습니다
이걸 버티는 것이라 해야 할지
살아가는 것이라 해야 할지
영원히 알지 못한다고 해도
서 있을 것 같습니다 꼿꼿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