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세
앞뒤 없이 난폭해졌다고 합니다
등허리가 갈라진 새우를 까다 말고 뭐가 그리 화났을까요
아무런 기억도 못 할 것입니다 아니 못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모르는 나를 마주할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도 모르면서 잘도
그래서 오래도록 침묵했습니다
부끄러워서 그랬고 무서워서 그랬습니다
카드로 쌓은 탑 마냥 까딱 잘못한 틈으로 미숙함이 쏟아집니다
속이 까발려진 새우처럼 단단하다고 믿었던 외골격 사이로
위태로운 요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가지 못하고 자꾸만 뒤로 벗어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