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10' [.]소유

뜻대로 되지 않는

by DHeath


영원한 안식처가 과연 존재할까.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나서부터 더 자주 되묻는 질문이었다. 비바람을 막는 지붕인지, 타인의 시선을 차단하는 벽인지, 청결과 오염을 구분하는 경계인지. 집이라는 것의 기능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만이 더 뚜렷해졌다. 그러므로 언제든 떠날 수 있어야 한다고, 더 이상 집에 무얼 더 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먼 곳에 사는 가족들이 덜컥 보낸 건조기가 집에 들어왔다.

영원하지 않을 이 집은 갈수록 무거워져 간다. 비워야지, 하는 마음과는 반대로 소유물이 나날이 늘어만 가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런데 건조기는 조용하게 빨랫감을 잘 말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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