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10' [.]조우

닭띠 앞 개띠

by DHeath


꿈 많아 보이던 네가 회사를 관두고 한 달 만에 나를 찾아왔다
여전한 너는 바다 가까이 왔지만 닭을 먹고 싶다고 했다
벌건 속살을 드러낸 생의 파편을 벌건 숯불 위에 구웠다
여전히 꿈 많아 보이는 너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궁금했다
떠나왔으니 다시 떠나가 안착할 곳을 찾고 있는 너는 여전히 컸다
그런데 궁금했다 너의 꿈도 아직까지 키만큼 큰지
너는 롤플레이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백 개의 방이 있는 성에서 살고 싶었던 내 꿈과 같은 걸까
아직까지 너의 꿈이 어떤 모양인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너는 술을 급히 마셨다
아주 보통의 꿈을 말하는 너와 나는 아주 보통의 시간을 지났다
닭띠인 나와 개띠인 네가 언제부터 친구가 되었는지
무엇으로 친구가 되었는지 잠깐 생각했다
너와 나는 노래방에 가서 일본 노래를 불렀다
너는 다시 떠났고 나는 여전히 바다 앞에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