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14' [.]목표

설, 탕

by DHeath


거센 파도 앞을 지나갈 때
이곳의 평화가 어떻게 가능한 걸까 생각했어요
새들이 쉬는 건지, 견디고 있는 건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거센 바람 탓에 높이 올라가지는 못하고
정거장마다 가격이 바뀌는 트램과 버스를 타고
온천하는 원숭이들, 붉은 벽돌 창고, 바다가 보이는 언덕, 야끼토리를 구워주는 편의점을 들러요
그리고 호화로운 밤을 맞습니다
생애 가장 많은 식기가 놓인 다이닝을 마치고
아늑한 라운지에서 여운을 풀고
눈이 보이는 노천탕에 몸을 담그면
꼭 낮에 본 원숭이가 생각나는 건 왤까요
눈 맞으며, 탕 안에서 술 마시기는 못해도 세 개 중 두 개씩은 번갈아가며 할 수 있으니 소원을 이뤘다고 하겠습니다
행복해서 숨을 크게 쉬다가
눈 밟고 시린 발바닥을 다시 탕에 넣으면 노곤노곤해져서
꼭 설탕 같은 하루가 사라져요
아쉬운데
그래도 벅찬데
CCTV로 보는 야경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던
밤이 참 짧고 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