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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by 아름나름
마음
1. 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품성
2.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
3. 사람의 생각, 감정, 기억 따위가 생기거나 자리 잡는 공간이나 위치


“니 마음만 있냐? 내 마음도 있다!!”

둘째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막내랑 싸우면서 했던 말이다.

초딩다운 유치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말인 것 같다.

내 마음...


생활하다보면 내 마음이 뭔지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 선생님, 상사, 친구들 그리고 남편과 자녀까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입맛에 맞춰 살아가는 것 같다.

나의 생각, 감정, 기억 따위는 나 아닌 다른 곳에 방치하고, 그들의 감정이나 의지에 따라 움직이며 살아온 시간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인 것 같다.

왜냐하면 내 마음도 소중하니까...


나를 돌아보니 참 많은 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직장에서 상사의 부당한 요구에도 미소 지으며 수긍했던 순간들,

친구들과의 자리에서 내 의견과 달라도 분위기를 위해 반대하지 못했던 시간들...

그리고 가족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늘 참고, 양보하며 살아왔다.

이런 모습이 덕이 있고 현명한 처신이라 여겼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건 어쩌면 나약함이었을지도 모른다.

진정한 배려는 자신을 온전히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내 마음을 무시한 채 하는 양보는, 결국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가면을 쓰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물론 하루 아침에 180도로 바뀌기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나의 생각과 감정을 무시한 채 살아온 지난날들을 반성하며,

이제는 조금씩 나의 마음에 귀 기울이려 한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오랜 시간 배려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지내왔으니깐...

하지만 작은 것부터 시작하려 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도 다른 사람들이 많이 시키는 메뉴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

주말에 무엇을 할지 정할 때도, 가족들의 의견만이 아닌 나의 목소리도 내보는 것,

사무실에서도 부당한 상황에 대해서는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의견을 표현하는 것,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 언젠가는 큰 변화가 될 것이다.

내 안의 진정한 목소리를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


또, 이렇게 글 쓰기를 하면서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 마음이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천천히 살펴보아야겠다.

니 마음도 소중하지만, 내 마음도 똑같이 소중하다는 것을 되뇌이면서..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나'를 찾아가는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때론 다른 이의 마음과 충돌할 수도 있고, 그들의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삶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고 당당하게 내 마음 살피며 살아가야겠다.

이제 불혹을 지나 하늘의 명을 알아들을 나이가 다가오는데, 그정도 배짱은 있어도 되지 않을까?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나아가려 한다.

마치 작은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자라나듯이, 내 안의 진정한 '나'도 그렇게 자라날 것이다.


어린 시절 둘째가 외쳤던 그 말처럼, 나도 이제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

"내 마음도 있다"고...



somebody call me right one
somebody call me wrong
난 신경쓰지 않을래
너도 그럼 어때

-BTS의 「So What」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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