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전 마지막에 본 것이 꿈에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의 사진을 보았고 그대로 잠에 들었다. 꿈을 꿨는지도 모른 채 아침 8시를 알리는 알림과 함께 일어났고 내 머릿속은 이유도 모른 채 상쾌하다. 모르겠다. 알고 싶지도 않았고 알게 될 줄도 몰랐다. 꿈이 가장 내 마음속 가장 원하는 것을 보여준다는데 전기톱을 든 사람에게 쫓기는 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인가 생각해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꿈에서라도 이루기 위해 꿈을 꾸는 것이 사람이기에 오늘도 사진을 꽉 껴안고 잠에 들기를 반복한다.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평소대로 핸드폰을 하다가 눈꺼풀이 핸드폰 화면을 닫을 때 잠에 들었다. 그때 꿈에서 예상치 못한 사람이 나왔다. 왜 하필 그 사람이었을까 생각해 보면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분명 꿈을 꾸는 내내 행복했다. 난 꿈이라는 걸 인지한다. 하지만 꿈속의 나는 꿈을 인지하지 못하기에 온전히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꿈에서 행복한 나를 관찰한다. 나의 한마디와 그 사람의 한마디가 섞여 대화가 되고 그 대화에 온전히 집중을 한다. 꿈이기에 나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대화들만 기억하고 있다. 항상 클라이맥스에 다다를 때면 꿈에서 깨곤 한다. 차가운 현실을 마주치기 싫어 이불을 좀 더 내 쪽으로 끌어들이고 몽롱한 눈을 다시 한번 감는다.
이전에 꿨던 꿈과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이 확 달라진다. 로맨스에서 코미디로, 드라마에서 영화로 하지만 행복한 꿈인 것은 변함없기에 꿈을 계속 시청한다. 특정 장소와 대사는 언제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다양하다. 너에게 사랑한다 말을 하는 장소가 우주정거장이기도 했다. 가끔은 우리 집 앞 맥도날드이기도 했다. 그렇게 행복한 순간을 시청하다 보면 다시는 잠에 들 수 없을 정도로 명쾌한 알림과 함께 잠에서 깨게 된다. 이때는 오전 11시 정도이다. 그대로 누워 꿈을 상기시킨다. 모든 꿈을 기억해 낼 수 없지만 가장 선명한 기억들을 되새김질하며 그대로 누워있다.
행복한 꿈에서 빠져나와 현실로 돌아오기에는 너무나 무섭다. 꿈에서는 오직 나와 너 그리고 행복이라는 감정만 신경 쓰면 됐지만 현실에는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이럴 때 나는 나른하고 몽롱해진다. 한없이 관대해지며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맥이 빠진다. 나의 강아지를 옆에 앉혀두고 계속 쓰다듬으며 꿈을 생각한다. 꿈에서 나는 행복이라는 감정만 신경 쓰면 됐었기에. 그래도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현실을 마주하기 시작한다. 불행과 열등감을 붙들고 공부를 하기도 하며 친구들을 만나서 나른함을 떨쳐내기도 한다. 그렇게 다시 지겹고 힘든 현실을 등에 쥐고 침대에 누우면 어제와 다르게 또 그런 꿈을 꾸게 해달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럴 때 다시 사진을 꺼내 들고 잠에 든다. 그러다 내일 아침에는 아무 꿈도 꾸지 않고 이유도 모른 채 머리가 상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