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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우연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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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ly Sep 02. 2023

2월 13일

2월 晩冬의 찬바람에도

싹을 틔운 너는 

여린 잎, 작은 뿌리에도 기운이 넘쳐

나는 봄이 온 듯 따사로웠다.


너에게 준 것이라고는

애비의 가난한 기도뿐인데

해가 지나 가을이 오도록

너는 오늘도 잘만 큰다.


가녀린 가지를 붙잡고

어느덧 나무가 되는 너를, 열매를 맺는 너를

아득히 상상하다가도

네 잎이 이리도 빨리 영그는 것이 아까워

애타는 네 어미를 보는

나도 아깝다. 아깝구나.


2014.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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