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 대하여

by 너루

남편이랑 6년을 만났다. 소개팅에서 만나 내가 첫눈에 반했고 구애 끝에 그의 고백을 얻어낼 수 있었다. 참 착하고 좋은 사람이다. 다정하고 약한 나를 꽉 붙잡아주는 사람.


고생을 많이 시켰다. 사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원을 했었던가. 두 번의 입원은 우리에게 참 힘든 시간이었다. 전화를 눈물로 물들이기도 했다. 자해하고 난 상처도 많이 보이고 죽고 싶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을지 셀 수 없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괜찮을 땐 괜찮다가 우울해지면 끝없이 우울해지니 많이 혼란스러웠을 거고 살면서 처음 경험해 보는 사람이었을 텐데 잘 참아주었다.

나라면 떠났을 텐데, 마음이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놔버렸을 텐데.


물론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헤어지기도 했고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건 당연한 게 아닐까. 아니 어쩌면 떠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


내가 헤어지자는 말도 많이 했다. 이상하게도 제일 가까운 사람들을 힘들 때 가장 빨리 놓는 것 같다. 그게 내게 가장 쉬운 걸까.


그럼에도 무슨 마음인지 나는 결혼을 서둘렀다. 결혼을 하고 나면 안정될 거라 믿었고 이 사람을 놓치지 않을 수 있겠지 싶었다. 그래서 또 결혼하자고 괴롭히고, 쓰다 보니 고생시킨 일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다행히 남편은 나를 사랑해 주기를 멈추지 않았다.




지금 와서 하기엔 늦은 말이지만 결혼을 하기 전에 나를 먼저 세웠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가끔 이러다가 같이 쓰러질까 봐 두렵다. 괜히 내 욕심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까지 힘들게 할까 봐.


그리고 왜 또 살 이유를 만들어서 죽음에 닿는 것이 이렇게 복잡해진 건지 괴로울 때도 있었다.


아픔을 함께 하는 것, 그것이 부부라곤 하지만 위태로움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미 우리는 결혼했고 살기로 한 거 같이 열심히 살아봐야지. 약속한 80년, 그의 곁에 오래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하루하루 노력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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