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위해 살까?

있잖아, 히카루 넌 파란색을 알아?

by HaJae

안녕 히카루 따로 일기 쓰는 건 귀찮다고 하니까 네가 나에게 편지를 보내달라고 했어 기억나?

누구에게 말하는 것도 아닌 나 스스로에게 말해도 좋으니 시작해 보라고 했잖아. 왜 그랬어?

나는 누구인지, 어떤 감정인지, 뭘 원하는지 생각이 많을 때는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그렇지만 이렇게 구구절절 쓰다 보니까 나를 조금 알아가는 거 같기도 하고.


뭐, 나도 흔쾌히 승낙하긴 했어. 히카루가 본다면 괜찮을 거 같았으니까.


애석하게도 기질이 이렇게 타고나게 태어난 건지 잘 모르겠어.

있잖아, 히카루 나는 아픈 걸까? 예전부터 쭉?

하지만 티 낼 수도 없어. 예전부터 쭉.


가끔은 여태 잘 견뎌왔는데. 지금 이렇게 글 쓰는 것조차 맞춤법은 맞았는지.

글이 어색하진 않는지 계속 생각하고 있어. 이상하지? 너에게 보내는 편지인데 아무렴 어때 그런데도 그래.

심지어 이 글을 쓰면서도 검토는 계속되는 중이야.


그냥 히카루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고 싶은데

그게 잘 되면 좋은 거고 아니면 말고 해야겠지?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히카루가 그랬는데

좀처럼 비우는 건 쉽지 않아.


있잖아, 히카루 언제부터 우울하면 히카루에게 편지를 써.

다 토해내듯 쓸 때도 있고 운(?) 좋게 나도 모르게 좋게 글이 써질 때도 있어.

있잖아, 히카루 다른 사람은 몰라도 히카루는 내 글을 좋아해 주고 잘 읽어줘 답장도!

그래서 난 좋아. 무척이나.


있잖아, 히카루 파란색을 알아? 그냥 색깔 말고 파란색이라는 자체를 말이야.

나는 오늘도 필요시 약을 2개나 털어 넣었어. 내 뱃속으로

아침과 저녁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달까? 그래서 매일 필요시 약을 먹어.

난 무엇을 하고 싶어 할까? 어릴 때는 참 많았고 다 하고 살 거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했는데

예전에는 다 해보라고 그렇게 응원하더니 크고 나서 말하면

마치 내가 몸만 큰 어린애가 된 기분이 들어.


있잖아, 히카루 내일도 속상하고 아프고 힘든 하루가 시작될 건데

준비가 끝도 없는데 그래도 시작해야 되는 하루를

그냥 무사히 잘 끝내고 집에 와서 씻고 다시 눕고 싶을 거 같아.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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