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41

by HaJae

네가 태어난 이유는

어쩌면,

우리의 이기심 때문일지도 몰라.


그래서 너는,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끝없이 비추며 살아야 했지.


때로는 너를 부수고,

때로는 너로 누군가를 찌르기도 했어.

심지어 너를 통해 죽이기도 했지.


그랬기에 우리는 너에게 천을 덮었어.

그때, 너는 잠시 평화로워 보였지.


하지만 이젠

너에게 기대지 않기로 했어.

스스로 나를 들여다보기로 했어.


그렇게 하면,

더는 외롭지 않을 테니까.


우리는 너무 많은 걸 놓치고 살아.

깔려 있는 길만이

길은 아닐 텐데 말이야.



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