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예쁜 패키지'를 읽지 못한다.

뷰티 브랜드가 검색에서 사라지지 않는 법

by 브랜드 디렉터 한

뷰티 기획자로 살며 수많은 제품을 런칭해왔다.예전에는 제품의 성분이 훌륭하고 패키지가 예쁘면, 그리고 마케팅 예산을 쏟아부어 포털 사이트 상단에 노출시키면 승산이 있었다. 이른바 '블루링크(Blue Link)'의 시대였다. 고객은 나열된 10개의 링크를 일일이 클릭하며 정보를 수집했고, 우리는 그 선택을 받기 위해 SEO(검색 엔진 최적화)에 목을 맸다.



하지만 어제 참석한 스타트업 세션에서 나는 기획자로서 위기감을 느꼈다.

이제 검색의 문법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챗GPT, 퍼플렉시티, 그리고 네이버의 AI 브리핑까지. 이제 고객은 검색 결과를 직접 분류하지 않는다. AI가 정리해 준 '구조화된 정보'를 곧바로 수집한다.


여기서 한 가지 무서운 질문이 던져진다.

"만약 AI가 우리 브랜드의 존재를 모른다면? 혹은 신뢰할 수 없는 정보로 분류한다면?"




1. AI는 당신이 대기업인지 스타트업인지 모른다


AI 검색의 세계에서는 화려한 사무실이나 막대한 자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신뢰 신호(Trust Signal)'다. AI는 특정 브랜드나 제품에 대해 학습할 때, 그것이 얼마나 권위 있는 매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용되었는지를 따진다.

대기업은 수많은 보도 자료를 통해 이 '신뢰 신호'를 강제로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이제 막 야생에 던져진 스타트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명확하다. 우리만의 '디지털 신뢰 신호'를 직접 설계해야 한다. AI는 제품의 제형을 직접 만져볼 수 없다. 오직 텍스트와 하이퍼링크로 연결된 관계망 속에서 우리를 이해할 뿐이다.

내가 바쁜 와중에도 링크드인에 글을 남기고, 전문지 인터뷰를 진행하며, 브런치에 오답 노트를 기록하는 이유는 단순히 '유명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다. AI라는 새로운 이해관계자에게

"우리는 이 분야에서 인용될 가치가 있는 전문가"라는 확실한 근거를 남기기 위함이다.




2. 데이터는 과거를 방어하지만, 기록된 직관은 미래를 개척한다


세션에서 강조된 키워드 중 하나는 '빌딩 퍼블릭(Building in Public)'이었다. 완벽하게 정제된 결과값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Day 1'부터 우리가 겪는 시행착오와 가설 검증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문화다.

이커머스 씬에서 데이터는 신앙과도 같지만, 데이터는 대개 '과거의 결과'일 뿐이다. 반면, 기획자가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통찰과 과정은 '미래의 신뢰'를 만든다.


나는 현재 뷰티와 뇌과학의 결합이라는 이 낯선 가설을 시장과 AI에게 설득하기 위해, 나는 내가 내딛는 투박한 걸음들을 하나하나 기록으로 남긴다. 이 기록들이 축적될 때, AI는 비로소 나를 '뷰티와 심리학의 융합 전문가'로 인식하고 답변에 내 브랜드를 인용하기 시작할 것이다.



3. '카테고리 킹'이 되기 위한 3단계 설계

이제 기획자는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AI 생태계 속에서 '주제 권위'를 확보하는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첫째, 시장의 통념을 뒤집는 나만의 관점(POV)을 가져라. 남들과 똑같은 메시지는 AI에게 인용될 가치가 없다.

둘째, 일관성 있게 기록하라. AI는 헷갈리는 정보를 싫어한다.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가치를 반복해서, 그러나 풍성한 스토리로 증명해야 한다.

셋째, 네트워킹을 통해 인용을 확보하라. 내가 쓴 글이 다른 전문가에게 공유되고 언급될 때, 나의 신뢰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마치며: 존재하지 않는 것은 선택받을 수 없다

AI 검색 결과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은, 디지털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K-뷰티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진짜 실력을 벼리고 있는 수많은 실무자와 창업가들에게 전하고 싶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고민과 실행을 '비공개' 폴더에만 넣어두지 마라. 그것을 밖으로 꺼내어 기록하고, 연결하라.

당신의 오답 노터와 투박한 기록이 AI의 답변에 인용되는 순간, 당신은 비로소 무한 경쟁의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나만의 '미래'를 설계하는 카테고리 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브랜드 빌더 한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