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좋은 어른이야."
아이가 잠들기 전, 조용히 속삭인 말이다.
다른 그 누구보다 내 아이에게 들은 이 말, 이 말을 들었을 때의 감정은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제법 오랜 시간 머릿속을 맴돌았다.
기쁜 마음에 아내에게 자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이 말을 곱씹어보니, 부끄러움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모두가 느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아이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좋은 어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비단 그것은 우리가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부정하기 때문이 아닌, 그런 칭찬을 기쁜 마음으로만 받기에 여전히 부족한 부모라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며칠이 지난 후 아이에게 물어봤다.
"네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은 어떤 어른이야?"
아이의 대답은 명쾌했다.
"따뜻한 사람. 내 말을 잘 들어주고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따뜻한 사람."
아이의 말을 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 많은 시간을 내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매 식사시간마다 같은 문제를 내는 아이에게 매 순간 같은 답을 해줬다.
때론 잠도 줄였고, 아프고 피곤한 순간에도 아이와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운전대를 잡곤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내 자랑인적은 없었다.
그저 아이를 위해 부모인 우리 모두가 하는 일상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는 그 시간과 행동 모두를 "좋은 사람, 따뜻한 사람"이라는 사랑스러운 말로 포장해 내게 선물로 돌려주었다.
더 놀지 못함에 아쉬워하며 눈물 흘리는 아이.
아빠와 함께 주말 내내 시간을 보냈음에도, 아이에게는 마치 "찰나"에 불과했던 걸까.
차에 있는 짐을 가지러 가기 위해 잠깐 자리를 비우는 그 순간에도, 아빠를 따라 나가겠다며 신발을 신던 아이.
"난 아빠랑 항상 같이 있고 싶어. 아빠가 너무 좋거든"
아이와의 시간을 항상 소중하게 여겼던 것에 대한 보상이었을까.
어쩌면, 육아가 일이 아니라, 그저 삶을 살아가는 일부, 아이의 삶 속에서 내가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확신을 주는 말은 아니었을까.
'당신과 함께 한 이 시간이 난 너무 좋아요.'라고 속삭이는 아이에게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마워.'라고 답해주고 싶다.
아이가 잠들기 전, 아이에게 '너와 함께 한 오늘은 아빠(엄마)에게 정말 큰 선물이었어. 고마워'라고 말해보세요.
여러분이 건넨 짧은 한마디보다 더 큰 감동을 주는 말이 돌아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