束草, 팽팽한 줄

Taut Line

by 김태규

束草, 팽팽한 줄

Taut Line


ㅡ 김태규


목련은

초록을 미루고

흰 얼굴을 건다


찬 기운에

몸을 둔다


고향을 두고 내려온 사람들

주소보다 먼저

방향을 묶었다


束草


풀이 아니라

돌아가지 못한 선이

얽혀 남은 자리


아바이마을 물끝

줄 하나 매단 갯배


사람 손으로

한 뼘씩


북쪽을 둔 채

남쪽에 선다


바다는

넘지 못한 선을

지우지 않는다


목련은

바람이 먼저 닿는 자리에서 피고


물 한복판


줄이

팽팽하다


그 위

우리는

흔들린다



[작가의 말]


속초는 전쟁으로 방향이 달라진 도시입니다. 고향을 두고 내려온 사람들이 생활보다 먼저 붙들어야 했던 것은 주소가 아니라 남겨진 자리였다고 생각했습니다.


줄을 당겨야만 움직이는 갯배의 긴장 속에,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도 한 바닥에 서 있는 관계의 시간을 겹쳐 두었습니다.


바람이 먼저 닿는 자리에서 피는 목련처럼, 어떤 삶은 먼저 견디는 쪽에서 시작된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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