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ost There
울산바위 오르는 길
Almost There
ㅡ 김태규
계단 옆
몸을 기댄 나무 한 그루
누구의 힘이 모자라
저 나무가 대신 붙들려 있는가
오르는 이들
이맛살은 봉우리보다 먼저 올라가고
내려오는 이들
입가엔 바람이 늦게 얹힌다
이제 다 왔어요
바로 코앞입니다
흔들바위 지나며
이미 여러 번 들은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또 누군가에게
아무렇지 않게 건넨다
거짓이라 하기엔
너무 다정하고
진실이라 하기엔
계단이 아직 남아 있다
울산바위는
그 과장을 고치지 않는다
봉우리 여섯 개
입 다문 채
사람의 허풍과
사람의 다짐을
같은 높이에 세워 둔다
정상에 서면
세상은 조금 낮아지고
방금 전의 투정은
능선 아래로 풀려난다
내려오는 길
그들도 다시 말한다
이제 다 왔어요
그 한마디가
또 한 사람을
한 계단 위에 세운다
기울어진 나무 한 그루
잡힌 자국만으로
버티고 있다
[작가의 말]
“이제 다 왔다”는 말은 종종 사실과 다릅니다. 그러나 그 말이 있어 누군가는 멈추지 않습니다. 완전한 진실이 아니어도 사람을 앞으로 밀어 올리는 힘이 있습니다.
울산바위는 그 과장을 꾸짖지 않습니다.
기울어진 나무처럼, 붙들린 자국이 많을수록 더 오래 서 있게 되는 자리. 그 다정한 모순을 담았습니다.
(안내)
《브런치 앱》에서 "카카오 톡으로 로그인"을 설정하시고,
"팔로잉"(구독)을 누르시면,
알림을 통해 제 글을 계속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