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가에서

At the Well

by 김태규

우물가에서

At the Well


ㅡ 김태규


해가

머리 위에 매달린 시간


우물 둘레

돌이 낮게 식어 있고


두레박 하나

물을 긁어 올립니다


물 위에서

둥근 하늘이

잠깐 흔들립니다


당신은

기다리던 이를 묻습니다


먼 길 끝에서

언젠가 나타날 줄 알았던

그 사람을


그때


맞은편에서

물이 한 번 더 흔들리고


들려옵니다


지금


너와 마주 앉아 있는 이



[작가의 말]


멀리서 올 것이라 여긴 소중한 존재가 사실은 이미 곁에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복음서의 우물가에서 일어난 만남은 그런 순간을 보여 줍니다. 오래 찾던 이름이 먼 길 끝이 아니라 바로 눈앞에서 밝혀집니다.


“너와 말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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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kyoo@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