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집, 다른 중심

Blue House, Another Axis

by 김태규

푸른 집, 다른 중심

Blue House, Another Axis


ㅡ 김태규


천장이 나를 내려다본 날


나는 바닥이 아니라

거울 속에서 먼저 움직였다


몸속 어딘가

곧게 이어지지 않는 자리


그 틈에

나는

나를 한 겹씩 얹었다


낮은 침대 위에서

세상은 줄어들지 않았고


닿지 않는 것들이

오히려 더 또렷해졌다


움직이지 못한 날들 사이로

하루는 길게 늘어졌고


나는

그 길이를

색으로 접어 두었다


살은 자리를 잃고

뼈는 제 역할을 놓쳤지만


나는

그 자리에

다른 중심을 세웠다


누군가는 바깥으로 나가

풍경을 데려왔지만


나는

나를 벗어나지 못한 채

나를 끝까지 바라보았다


그래서

완성되지 않은 얼굴이

매번 다른 방향으로 남았다


푸른 벽은 여전히 서 있고

나는 오늘도 그 앞에 나를 걸어 둔다


다른 중심이

끝내

나를 이어 가고 있다



[작가의 말]


멕시코 화가 Frida Kahlo(1907–1954)와 Diego Rivera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뒤, 한 번의 사고로 완전히 달라진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움직일 수 없었던 시간은 멈춤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이어지는 시간이었고, 그 안에서 자신을 끝까지 바라보는 힘이 만들어진다고 느꼈습니다.


사라지지 않는 상처가 오히려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는 순간을 담고자 했습니다.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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