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서며

Stepping Aside

by 김태규

비켜서며

Stepping Aside


ㅡ 김태규


손을 드는 주인은 없고

외면만 허공으로 모인다


누군가 나서야 한다는 말은

공기처럼 떠다니고

몸은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용기 하나 나오면

감투라는 스티커로

박수 대신 의심을

먼저 붙이기도 하고


사실은

민원과 밤 전화가

의자보다 훨씬 버거운데


그래서 나는

한 발 비킨다

외면이 굳어지지 않게

앞자리를 비워

길을 만든다


뒷자리에 남아

무관심과 비판 대신

책임을 마저 나누려고


누군가 견디다 떠난 현장에

일은 쌓이고

누군가는 또

나서야 하는 순간


공동체는

주인이

외면을 멈추고

손을 드는 때

조금 더 나아간다



[작가의 말]


오늘이 입주자대표회의 동대표 후보 등록 마감일입니다.


이 시는 나서야 할 때마다 모두가 시선을 거두는 현실을 바라보며 적었습니다. 주인다운 나섬은 보이지 않고 무거운 감투만 덩그마니 남아 굴러다니는 우리 단지 성탄절 아침의 풍경을 떠올렸습니다.

비켜 섬이 회피가 되지 않도록 뒤에 남아 책임을 나누려는 저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입주민 여러분!

기쁘고, 행복한 성탄절

따뜻한 마음으로

편안히 지내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