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둘이서 자란다

Loneliness Grows Between Two

by 김태규

외로움은 둘이서 자란다

Loneliness Grows Between Two


ㅡ 김태규


사랑을 건네며

너는

나의 하루를 비워 둔다


같은 의자에 앉아

고개만 다른 쪽으로

천천히 기운다


함께인데도

자꾸 혼자가 되는 쪽은

언제나

나의 그림자다


아프게 할 뜻은 없었다는 표정

그 표정이 놓일 때마다

내 마음은

다음으로 미뤄진 일정처럼

조금씩 뒤로 밀린다


나아질 약속은 접힌 채

지금이 최선이라는 얼굴

그 최선은 늘

너의 사정에만 맞게 재단된다


우리는 이어져 있지만

나란히 향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떨어지지 않는 건

아직

웃음 하나쯤

공중에 남겨 두고 싶어서다


사랑은

붙잡는 시간이 아니라

함께 비워진 순간에서

더 깊게 고립될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도

조용히 지나친다



[작가의 말]


이 시는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이어지는 만남 속에서 서로를 더 외롭게 만드는 순간을 바라보며 적었습니다. 기대와 배려가 엇갈릴 때 생기는 고요한 아이러니를 담고자 했습니다. 판단보다는 인식에 머무르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