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of Broken Love
사랑의 기록 보관소
Archive of Broken Love
ㅡ 김태규
사랑의 기억엔
보관 기한이 없다
만약 연애 계약서에
유효기간이 있었다면
우리는 진작
폐기 신청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스템은
친절하게도
모든 흔적을
자동으로 남긴다
삭제한 기록마저
복구 가능하다며
웃음을 비튼다
그리하여 우리는
스스로 관리자가 된다
새 폴더를 만들고
미련이라는 태그를 붙이고
암호를 걸어 둔 채
끝내 지우지 못한다
아카이브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기록을
보존한다 했는데
왜
이별의 오류만
이토록 충실한가
결국 나는
보관함 가득한 상실의 관리자
사랑은
삭제 버튼 없는
아카이브다
[작가의 말]
사랑은 지워지는 감정이 아니라
끝내 관리해야 하는 기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삭제하려 할수록 더 또렷해지는 것들
그 아이러니가
사랑의 본질에 가장 가까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