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AJI, in Winter
겨울 아우라지
AURAJI, in Winter
강은
흐르지 않는 척한다
골지천의 급한 발목도
송천의 단단한 무릎도
눈에 눌려
낮아진다
합류점에는
물 대신
살얼음이
경계 위에 얇게 얹힌다
실금 하나
지도의 선처럼
멀리 간다
가까이 서되
넘어붙지 않는다
이름도 습관도
서로의 영역에 들이지 않는다
나루는 비어 있고
노는 묶여 있다
건너지 못한 발자국이
하얀 돌처럼 굳는다
해가 더 낮아질수록
얼음 아래
느린 물살이
모서리를 깎는다
겉은
잠겨 있고
속은
움직인다
[작가의 말]
겨울 아우라지에 서 있으면 모든 것이 멈춘 듯 보입니다.
그러나 얼음 아래에서는 봄으로 가는 느린 물길이 아직 겨울의 얼굴을 한 채 천천히 합쳐지고 있었습니다.
겉이 굳어 있는 동안에도 안쪽에서는 이미 다른 흐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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