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생존일기
졸업 학년이 되자 공기가 달라졌다.
교실 안은 늘 잔뜩 긴장된 분위기였고,
시험은 달력에서 빈칸을 찾아낼 수 없을 만큼
빼곡히 이어졌다.
수업이 끝나고 기숙사 방으로 돌아오면,
책상 위에는 늘 새로 풀어야 할 문제집과
정리하지 못한 필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그 말이 매일같이 귓가에 맴돌았다.
IEB라는 벽 앞에서
내가 다니던 사립학교는
남아공 국가시험(NSC)이 아니라
IEB라는 독립 시험 기관의 과정을 채택하고 있었다.
부모들이 더 나은 교육을 원해서,
대학들이 더 높은 성취도를 인정해서라는 이유로
학교는 IEB를 선택했지만,
학생인 나에겐 그저 더 어렵고 더 버거운
시험으로 다가왔다.
영어로 수업을 따라가는 것도 힘든데,
문제지마저 벽처럼 다가왔다.
친구들이 “괜찮아, 할 수 있어”라고 쉽게 말할 때,
나는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나한테는, 이게 그렇게 쉽지 않은데…”
IEB의 시험 난이도는 높았고,
외국인 학생인 나는 그 벽 앞에서 남들보다
두세 배는 더 긴 시간을 책상에 붙들려야 했다.
기숙사 불이 꺼지고, 창밖이 고요해져도
내 방은 늘 불이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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