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생존일기
2000년 가을,
대부분의 주말을 함께하는 쌍둥이 형제,
월터와 존이 드디어 성인이 되는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았다.
남아공에서 18번째 생일은 단순한 생일이 아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상징 같은 날이기에,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성대한 파티를 연다.
며칠 전, 월터의 부모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민우가 월터의 가장 친한 친구니까,
파티에서 축사를 해주면 좋겠어.”
순간 아무 생각 없이 “네”라고 대답했지만,
전화를 끊자마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 영어는 아직 서툴렀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겁이 났다.
하지만 마음을 다해 준비하고 싶었다.
나는 책상에 앉아 종이를 펼치고,
월터와 함께한 순간들을 하나씩 떠올렸다.
나를 괴롭히던 아이들 앞에서
의외로 날 지켜주었던 일,
주말마다 집으로 초대해 주어 함께 놀았던 일,
그리고 한국에서 함께했던 엉뚱하고
특별했던 경험들.
심지어 한국에서
그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 불렀던
웃지 못할 추억까지.
나는 그 모든 이야기를 줄줄 적으며
내 친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진심을 담아두었다.
버스로 떠난 비밀스러운 파티
파티 당일, 초대장에 적힌 장소는 의외였다.
동네 몰 주차장. ‘정말 여기가 맞아?’
잠시 의문이 들었지만, 주차장에 세워진
대형 버스를 보자 퍼즐이 맞춰졌다.
입구에는 리본이 달린 샴페인 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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