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 올 줄 알았는데, 공허함이 먼저 왔다
그녀는 퇴사했다.
별다른 환송회 없이, 인수인계까지 하고 당당하게 회사를 떠났다.
미련도 후회도 없었다.
처음에는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아침이 너무 어색했다.
"이제는 나를 위한 시간을 살 거야"
이렇게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그녀에게 다가 온 자유는 생각보다 낯설었다.
8시, 깨어났지만 일어날 이유는 없었다.
출근 알람을 끄고 맞는 아침.
누군가에게는 여유로운 하루의 시작일 테지만, 그녀에겐 "오늘 뭐 하지"라는 질문이 공허함을 채운다.
침대에서 내려오기까지 1시간이나 걸렸다.
하루를 계획할 필요도, 어디에 도착해야 할 이유도 없었다.
명함 없이 자신을 소개하는 일은 어렵다.
친구의 소개로 조심스레 나간 모임에서, 누군가 물었다.
"무슨 일 하세요?"
그녀는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은... 쉬고 있어요."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녀는 그 말속에 담긴 감정을 삼켜야 했다.
회사에서 벗어났지만, 아직 '나'라는 사람으로 서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였다.
돈이 없진 않았지만, 쓰는 게 두려워졌다.
퇴직금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속도는 생각보다 빨랐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이건 정말 필요한 지출일까?"를 몇 번이나 되묻고 나서야 결제를 눌렀다.
자유보다 무서운 건, 수입 없는 소비의 불안이었다.
그녀는 지출보다 존재가 줄어드는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오후 3시, 창 밖은 멀쩡한데 마음은 텅 비었다.
햇살 좋은 평일 오후,
창밖의 나무는 흔들리고, 고양이는 하품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시간도 흐르고 있었지만,
무언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때 깨달았다.
퇴사는 회사를 떠나는 일이 아니라,
세상의 리듬에서 한 발 비켜나는 일이라는 걸.
다시 살아보기 위한 루틴을 만들다
매일 아침 8시에 눈을 뜨고, 10분이라도 글을 썼다.
산책을 하고, 소소한 식사를 기록하고, 하루에 한 사람과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하루를 다시 살아보는 법을 익혀갔다.
작은 루틴들이 그녀를 지탱해 주었고,
회사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자존감을 조금씩 되찾게 해 주었다.
퇴사는 끝이 아니라, 혼자가 되는 연습이었다.
그녀는 지금도 퇴사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아직 불안하고, 여전히 가끔은 두렵지만
그래도 스스로 선택한 길 위에 서 있다는 감각은 선명하다.
퇴사는 회사를 떠나는 일이 아니라,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나를 다시 만나는 일이라는 걸 그녀는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길은 생각보다 외롭고 복잡하며, 때때로 멈추고 싶은 순간들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안다.
퇴사는 결코 완벽하게 준비되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그저 준비하려는 태도 자체만으로도 큰 시작이라는 것을.
퇴사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 시간을 쓰듯 돈을 쓰세요.
퇴사 후에는 '시간이 생겼다'는 말보다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까?'가 더 중요해집니다.
계획 없이 생긴 자유는 오히려 자신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 '나는 뭘 잘하지?'보다 '내가 뭘 해봤지?부터 꺼내보세요
퇴사 후 할 일을 찾는 건, 새로운 걸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있던 것을 꺼내
정리하는 일일 수 있습니다.
- 누구에게 말하고, 어디에 기록하세요.
생각은 떠오르면 잊히지만, 말하면 남고, 글로 쓰면 길이 됩니다.
혼자 퇴사를 고민하지 마세요.
이 여정은 말이 되어야, 흐름이 생깁니다.
이 글이 누군가의 퇴사 고민에 작은 불빛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