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수정과 기다림 끝에 찾아온 첫 성취의 순간
신규 바이어의 오더 수주를
나는 너무 쉽게 생각했다.
샘플만 잘 만들어 보내면
바로 오더가 떨어질 줄 알았다.
그게 얼마나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그 후 한 달 동안 뼈저리게 배웠다.
바이어는 샘플을 받은 지
며칠 만에 피드백을 보내왔다.
메일에는 수정 요청이 빼곡했다.
포켓 위치를 3cm 옮겨달라,
지퍼를 다른 타입으로 교체해 달라,
부자재의 색상은 브랜드 고유 색에 맞춰야 한다,
안감의 재질은 더 얇게 바꿔달라….
세어보니 수정 항목이 스무 가지가 넘었다.
한마디로, ‘다시 만들어라’는 뜻이었다.
샘플실장님은 메일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거의 새로 만드는 거잖아, 민우 씨.”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실장님 책상 위에 새 도면을 올려놨다.
“네, 하지만 이번엔 정말 잘해봐야 합니다.”
실장님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결국 재단 칼을 들었다.
그 한숨 속에, 나에 대한 믿음과 체념이 섞여 있었다.
문제는 샘플만이 아니었다.
새로운 부자재를 구하는 것도 일이었다.
지정된 원단은 국내엔 없었고,
지퍼와 스냅버튼은 바이어가
요구한 브랜드만 써야 했다.
결국 일본과 대만의 자재업체에까지
연락을 돌리며 견적과 납기를 확인했다.
하루에도 수십 통의 메일을 주고받으며
“이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백 번도 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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