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내게 또 기회를 줬지만, 이번엔 내가 나를 지켰다.
전 생산법인의 자동화 프로젝트가 끝난 뒤,
나는 처음으로 긴 숨을 내쉴 수 있었다.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없이 비행기를 타고,
공장의 먼지 속에서 기계를 조율하고,
직원들의 손끝을 지켜봤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결국 모든 법인에서
자동화와 전산화를 정착시켰을 때,
그제야 진짜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되는 법인은 빠르게 성장했고,
처음엔 반발하던 곳도 결국 생산 효율이
올라가며 안정화됐다.
내가 설계한 시스템이 현장에서 실제로
돌아가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래서 더 미련이 남았다.
“이 정도면 내 커리어의 한 챕터가 완성된 거야.”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2년이 더 지났다.
그리고 대표이사님 대신 새로운 임원이
생산본부를 총괄하게 되었다.
조직이 바뀌고 분위기도 조금 달라졌다.
하루는 그 임원이 면담을 요청했다.
“민우 씨,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베트남 법인 중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 있어요.
그곳에 관리자로 가주셨으면 합니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네? 제가요?”
“네, 그 법인에 믿고 맡길 사람이 필요합니다.”
말은 고맙지만, 마음은 복잡했다.
예전 같으면 고민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네, 가겠습니다!”
그게 내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그동안 난 가정이 생겼고,
집안은 온통 아이 용품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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