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퇴사 시대, 나는 사내벤처에 어울리는 인재일까?
1편 읽어보기 > 어떤 아이디어가 사내벤처에 적합할까?
"우리는 왜 능력 있는 임직원들을 회사 밖으로 내보내는 건가요?"
"그들이 회사에 남아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것이 더 올바른 방법이 아닌가요?"
사내벤처의 스핀오프를 담당하던 시절, 경영진이 바뀌게 되면 부서 전체의 업무를 공유하는 보고 시간이 있었습니다. 매번 스핀오프를 어떻게 보느냐는 이슈가 주요한 논의 주제였습니다. 그래서 경영진의 입장에 따라 스핀오프의 방향이 바뀌곤 했습니다.
일부 경영진은 스핀오프를 불필요한 자원과 인력 유출로 보았고, 반면 다른 일부는 스핀오프를 직원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보았습니다.
두 가지 의견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스핀오프를 진행한 사내벤처 대표님들의 말을 들어보면, 스핀오프 제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회사를 떠나 다른 도전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 창업이나 새로운 회사로 이직 등)
이런 관점에서 보면, 스핀오프 제도의 유무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보다는, 회사를 떠나려는 우수 인력들에게 다른 방식으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매개체로 스핀오프를 볼 수 있습니다. (스핀오프된 스타트업에는 모회사가 일정 지분을 투자)
실제로, 일부 임직원들은 스타트업에서 도전한 뒤 다시 회사로 돌아와 기존의 역할을 수행하였고, 이런 경험을 통해 회사는 실패를 값진 경험으로 인정하고 도전을 장려하는 문화를 조성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대퇴사'의 시대에 사내벤처 스핀오프와 같은 제도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회사에 기여하는 다양한 방법을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내벤처, 어떤 유형의 임직원이 활약할까?
사내벤처의 성공 여부는 많은 부분 참여하는 임직원들에게 달려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내벤처에 참여하는 임직원들은 어떤 유형이 있을까요?
1. 현실도피형
(다양한 이유로) 기존의 현업 부서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인 유형입니다. 개인적인 이익과 편의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업무 수행에 소홀하며, 개인 평가와 제도적 이점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도 팀에서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식을 찾는다면 뜻밖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2. 경험확장형
사내벤처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확장하고자 하는 유형입니다. 소규모 조직에서의 적응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열심히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들은 사내에서 인정을 많이 받는 임직원들 중 일부이며, 사내벤처에서의 경험을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추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도전의 기회가 주어져도 사내에서 성장하는 것을 우선시하여 현업으로 복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3. 스타트업 도전형 (Spinoff)
사내벤처를 통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유형입니다. 비전과 목표를 추구하며 혁신과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열정과 야망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들은 회사 내외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사내벤처라는 기회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도전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목표가 스타트업이기에 사내벤처의 시스템적 한계와 외부 스타트업 대비 느린 속도에 아쉬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정 유형이 사내벤처의 성공을 이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아무래도 팀원들이 한뱡향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과제를 수행할 때 결과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담당자 시절 현실도피형의 임직원을 팀빌딩 때 걸러내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매번 쉽게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ㅠ)
+ 혹시(?) 현실도피형 유형의 스핀오프 스타트업 대표님 계시면 말씀해주세요!?
Written by 이인성
블루포인트 수석심사역. 삼성전자 사내벤처 C랩 파트너 출신의 첫 번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이다.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사업 협력과 스핀오프 프로젝트를 수행해왔으며 현재는 블루포인트 창업혁신팀에 합류하여 컴퍼니빌딩 엑셀러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