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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립스틱 짙게 바르고 Apr 21. 2024

34. 만나는 사람이 달라지면

- 삶은 달라질까?


해외 취업에 성공한 친구가 한국에 들어와서 만났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동석한 다른 친구가 나에게

“1초도 안 쉬고 이야기하던데?"라면서 놀라워 했다.


“해외에 살면서 무엇이 가장 달라졌냐?”란

내 질문에 친구가 답했을 때 갑자기 설렜다.

"네트워크가 완전히 바뀌었다."라는 말을 듣자

망치가 와서 때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의 네트워크는 다 망가져 있는데...‘

그 생각이 첫 번째로 떠올랐고

'만나는 사람이 달라지면 그럼 달라질까?'

삶이 말이다.

궁금해졌다.





뱀파이어인지도 몰랐을 그들


뱀파이어가 등장하고

화제성이 만발했던 오래 전 시트콤으로

'안녕, 프란체스카(2005년, MBC)'가 있다.

나는 시즌으로 편성됬던 이 시트콤에 대해

두 가지를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 두 가지는 사실 한 사람에 관계된다.

바로 ‘프란체스카’ 역의 배우 심혜진이다.

그녀는 나 개인에게는 '처음 실물을 본 연예인'이었다.


한번 보고 나는 그녀를 좋아했다.

시종일관 검정 색 옷을 입었던 저 작품 속에서

그녀의 미모는 의상에 가려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때는 내가

그당시 극의 설정인 ‘흡혈귀’에 빠지진 못했던 때이다.

시트콤인데도 말이다.


유튜브 '오분순삭'으로 '안녕 프란체스카'를 다시 봤다.


심혜진과 뱀파이어 친구들이

아무리 자신을 인간이라고 여기고 있더라도

'무슨 일'인가는 꼭 일어나게 되어 있었다.

그런 예사롭지 않은 상황에서는 모두

뱀파이어 친구들의 머리카락이 휘날리면서

주위가 컴컴해지곤 했다.


‘사람인가’ 싶었던 사람들 중에 꼭 그런 사람이 있다.

뭔가 어두운 사람들.


가뜩이나 어두침침한 인상인 데다가

하물며 자기가 '프란체스카'란 듯이


  장례식도 아닌데 검정색으로만 연거푸 입고

자꾸 직장에 나타나면

사실 '프란체스카'가 지나가는 줄 

알고 놀래게 된다.


살짝 소름이 돋고 뭔가 가까이 가기 싫고

있다가도 벗어나고 싶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과장이 그랬고 'G'가 그랬다..


왜 그런 기분이 들었을지는 짚이는 것이 있다.

바로 ‘면전에서는 꺼낼 수 없는 비밀스런 감정‘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와 내가

감정적으로 얽힐 필요가 없는 단순 업무상 관계인데도

그들에겐 내가 애초에 견제와 불만의 대상이다.


상대가 있지만

상대인 나와 아무 접점이 없는 감정.

결국은 본능.

본능적으로 네가 싫어’라는 거부.


이건 내가 무엇을 해도, 설령 죽었다 깨 날지라도

뒤집히지 않는 ‘규정’이다.

나는 오래도록 기본적으로 밀어내는 사람들

대체로 부정적이고 어둡다는 것을 알았다.

오래도록 ‘나에게 무슨 잘못한 것이라도 있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주섬주섬 찾던 끝에 말이다.


사람들 중에는

좋아하던 사람도 꼬투리를 잡아 싫어하고

한번 싫어한 사람은 죽을 때까지 싫어하는

그런 이들이 있다.

그게 그 사람의 어두움의 유래다.





집에 와서도 생각이 나는 사람들이 있다.



일 관계에서 비슷한 영역 종사자들을

연달아 만나곤 한다.


같은 상황, 같은 장면을 놓고도

해결이 난망하다고 보면서

사태의 책임부터 나누는 사람을 만난다.

그런 상대를 만나다 지치면서도

나의 멘탈을, 나의 원칙을

무너지지 않게 버티는 것은

쉽지가 않다.

기운을 빼 가는 ‘흡혈귀’라고 할까.


반면 방향이 같은 사람을,

나와 같은 쪽을 바라보는 사람을 만나면

기운을 차리게 된다.

어차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인데도

‘어두운’ 사람들에겐 그냥 어둡기만 하다.


부정은 부정을 낳고

실패는 실패를 키운다.


일단의 사람들을

일 때문에 연달아 접촉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인상이 남아 떠오르는 사람은

밝고 건강한 시선으로

‘사람과 일’을 바라본 이들이다.


아주 심플하게 “잘 되겠지!”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

왜냐 하면 진심 잘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안 될 텐데’, ‘방법이 없어.’,

‘네가 내 말 안 들었잖아.’,

‘네가 나를 디스했으니까 너에게 갚아주겠어.’

하는 마음들은

전망이 없다. 그저 어둡다.

SNS와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싹 ‘걸러내야‘ 한다.

때론 그들이 달콤한 유혹의 말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 어두움에 걸려 들면

얼마나 긴 방황을 해야 할지 모르니

조심하도록 하자. 다시 물리지 않도록.





긍정적이신 것 같아요



살다 보면

살아온 경험에서 일치하는 ‘눈’을 갖게 된다.


한 달 정도 일로 알게 된 분이 있다.

어느 날 마치고 나오는데 내게 말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것 같아서 좋았어요.”


감사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기존의 업무상 네트워크에서는

 ‘긍정적’인 나를

그토록 고립에 빠뜨리고

그렇게도 좋아해 주지 않았을까.

(한숨이 쉬어졌다.)


내가 나 자신을 데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며

하는 일마다 잘 되라고 응원해 주고

좌절하거나 아픈 마음이 들면

다시 하면 된다고 말해 주는

‘긍정’ 네트워크로 옮겨 가야겠다고,


철저히 내 시간과 내 집중력을

거기에서 얻은 밝은 기운으로

채워야겠다고 다짐한 건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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