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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립스틱 짙게 바르고 Feb 14. 2024

7.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을 그때 처음 찾아봤다

- 일만 하면 공격의 대상이 되는 데 취약해진다.



해도 늘지 않는 일의

똑같은 결과를 어쩔 거냐


새해가 된다고 그리도 분주하고 설레었는데

어느덧 달력 넘어가는 게 무섭게 빠르다.

해 넘어가면 나이 걱정씩 한 마디들을 한다.


하지만


매년 한 살씩 더 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일을 갖고도 일이 늘지 않는 게 문제

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매년 한 살씩 어린 아이들이 태어난다는 사실,

- 물론 저출산 사회지만-

그게 핵심이다.

왜냐하면 그만큼 세상은 달라지고 있고

바뀌는 게 맞으니까.


공무원이 할수 있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부작위’가 된다.

견해차는 부작위라는 것의 범위에 관해 있을 수 있다.


1) 조금만 신경 쓰면 할 수 있는가,

2)과로할 만큼 강도 높게 일해야 하는가,

3)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가,

4)동료와 위 아래가 모여서 티에프를 만들고

중기간 내외로 협업을 해야 하는가


1)과 3)이라면 마음 먹으면 처리할 수 있겠는데

2)나 4)가 되면


슬슬 꼬이기 시작한다.





소문이 나빠질 거다



당장 안 해도 되는 일을,

기존에 안 하던 일을

필요성 주장하고 조금 해 보자고 하면

면전에서는 마스크 관리를 일껏 한 후에


뒤돌아서 욕한다


쟤는 왜 저래?

승진하려고 한대?

누구 빽 믿고 까부는 건데?

잘 보이려고 하는 건 알겠지만 작작 하라 그래라.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나누기 시작한다.

무리가 형성되고 결속을 한다.

이해관계와 연결될 때

나는 그것을 패거리라 부른다.


퇴근을 늦추고 있는 나를 뒤로 하고

핸드백을 만지작거리다가

땡 하면 바로 앞에 서 있다 나간다.

차 시동을 건다, 보란 듯이.


너 잘났다 너 혼자 해 봐라

딱 그런 게 감이 온다.





돌멩이 누가 던졌어 ? 너냐



그러던 중에

내 말이 사실은 다 맞는 말 아니냐고 하면서

정 대리가

회의 도중 또박또박

지원 사격을 했다.


고립무원에 있던 나는

씁쓸해진다.

그는 어떻게 해서 나를 도울 수 있었지만

정 대리에게 어떤 위험한 일이 생겨도

내가 그를 도울 수가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훗날 그 예감이 똑 맞아떨어지는 일이 생겼고

예감한 대로 난 정 대리 근처도 가지 못했다.


사람들의 반응이 딱 이랬다.

‘너도 쟤랑 같다구?’


이쯤 되면 내가 속했던 조직에는

깨인 사람이 없다는 거다.

익숙하고 편한 환경에

변화를 가져 와야 하는 바람을

일으킬 거냐 하는 문제에선

그렇다.


다시 말하지만 그 변화란,


국적을 바꾸거나

새로운 언어를 공용어로 하거나

자격증을 신규 취득하는 것까지도


그런 수준의 난도를 포함하지 않았다.


그저 안 신어 본 신발을

그러나 절대 자기 정 사이즈인 신발을

한번 신고 걸어보는

적응의 문제였는데도


하루하루 사람들이 문을 열고 나가는 걸

나는 바라보아야 했다

나중엔 내가 문 밖에 서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의 강고한 거부가 그렇게 느껴졌다

조금씩 바뀌어야 할 거란

말만 했는데도.





그때 병이 났다



정대리가 화난다고 왔다.

자기들끼리 몰려다니면서

무조건 반대만 한다고

열받아 하면서 문득

가스라이팅이란 표현을 썼다.


조용할 때 혼자 검색했다.


심리 조종에 대해 읽은 책(좌)과 독서 메모장(우)


그 말과 그 뜻을 찾아보고 나서


과장이 한 번의 반격을 자기 일생의 위기로 읽고

본인이 책임자란 생각을 망각한 채


어떻게 사람들을 자신에게로 돌려세웠는지

알 것 같았다.


그때 몸의 여러 이상을 느꼈다.

아침에 웃으면서 한시간 일찍 출근했던 나였는데

갑자기 일어나서 나오기가 지옥 같아 힘들었다.


아마 그때 이런 말을 들었을 것이다.


“건강 해치면서,

대접도 못 받으면서

뭐하려고 그러냐?“고


(내 말이다)


그리고는 몸의

있는 기운, 없는 기운이

다 빠져버렸다


난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는 꽈(과)다.

최선을 다해야만 의미있는 거라고.


그렇게 앓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의미 찾고 난리다. 


가스라이팅 세력들이 알면

너 이리 좀 다시 와 봐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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